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국회 연설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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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전부터 한국의 역사를 잘 알고 있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의 연설문은 수 많은 문헌과 전문가들의 자문을 토대로, 백악관의 대통령 연설문 담당자에 의해 작성되었을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서 한국으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한,두 차례 검토 후, 프롬프터에 비춰진 대로 읽어 내려갔을 것이다.

그러나, 어쩌면 그는 한국에서의 연설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가 아니라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 앉아, 자신만의 색깔을 입히기 위해 연설문 작성자가 작성한 초고를 수 차례 읽어 보고 직접 수정했을지도 모른다.

어느 쪽이어도 상관없다.

분명한 사실은, 이번 연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근현대사를 깨닳았으며, 미국의 시각에서 한국의 가치를 실감했을 것이고, 자신이 국회에서 연설한 한국과 북한에 대한 사실들을 결코 잊지 않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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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국회와 한국 국민들에게 명백하게 다음의 사실을 적시하였다.

"전후 초토화되었던 한국은 놀라울 정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그 성장의 이면에는 미국 젊은이들의 희생이 있었다.

지금도 한국의 성공을 위해 미국의 막강한 군사 자원이 방어하고 있다."

"한국 국민은 분명 재능있고, 근면하고 놀라운 국민이지만, 너희의 성장 뒤에는 미국이 있었다."

이는 부정할 수도 없으며, 부정해서도 안되는 명백한 사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렇게 말한다.

"이 땅은 우리가 지키기 위해 싸우고 생명을 걸었던 땅이다.

때문에, 이 땅이 협박 혹은 공격받는 것을 허용치 않을 것이다."

이미 수 차례 얘기했지만, 미국에게 있어 한반도의 가장 큰 가치는, 미국 젊은이들의 피가 맺힌 땅이라는 데에 있다. 미국이 한반도를 잃는 건, 그들의 희생을 헛되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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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성장의 기적은 53년 미군과 한국군의 진격이 멈추는 곳에 끝났고, 그 이북에는 북한이라는 교조 국가가 만들어졌다고도 말했다.

그곳에서 인권은 말살되었고, 기아와 영양실조와 발육 부진, 독재자에 대한 우상화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북한의 핵개발에 대한 공포나 두려움을 말하지 않았다. 북한 주민들의 억압과 구타, 고문, 강제 낙태, 처형에 대해 언급했으며, 동물에 가까운 삶에 대해 말했을 뿐이다.

그러면서, 변명의 시대는 끝났으며, 힘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선언했다. 평화를 원하면 강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전쟁을 한다면, 그의 명분은 북한의 핵개발이 아니라, 인류애이며, 북한 주민의 인권 회복이 될 것이다.

바로, 과거 진격을 멈춤으로써 말살된 북한 주민 인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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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주요 외신을 통해 전 세계로 퍼져갈 것이다.

김정은과 북한 주요 인사들도 직간접적으로 연설문 내용을 전해 들을 것이며, 중국의 시 주석,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도 전해듣게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도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완전히 이행하여야 하며, 북한 체제와의 무역, 기술 관계를 단절해야 하며, 공동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이 야기하는 위협을 무시하거나, 위협을 가능하게 하는 국가 즉, 중국, 러시아 등에게 양심을 지키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 시 주석과 단독 회동을 할 것이고, 조만간 푸틴 대통령과도 만나게 된다. 한국에서의 연설은 이들 양국 정상과의 회담에서 커다란 레버리지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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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온 이유는 김정은에게 미사일 개발을 중단하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하라는 메시지와, 이를 따를 경우 더 나은 미래를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알리기 위함이라고 선언했다.

물론 김정은이 이 제안에 감동하여 핵개발을 중단할 가능성은 없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을 북한에 대한 대화 제스처로 읽는다면 바보이다. 그런데 역시 바보들은 꽤 있다.

개중에는 더 강력하고 매서운 메시지를 갈망했던 이들도 있다. 나도 그랬다.

그러나, 여유있고 푸근한 인상만 주고 갔다. 내심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대해 쫄고 있었던 이들도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했을 것이다.

왜 그랬을까?

다행이도 (?. 혹은 불행히도) 미국 대통령의 적수는 한국 대통령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을 최대한 포용하고 끌어안아 강력한 동맹국으로 남겨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대통령이 신경전을 펼쳐야 할 적수는 중국과 러시아이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론 한국은 여유있게 다룰 수 있는 상대라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서태평양과 동아시아에서 일본과 한국은 한미일 삼각 편대를 이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만찬에 위안부 초청, 독도 새우 따위로 불협화음을 만들어 냈다.







생각하기에 따라, '너 엿 먹어라' 하는데, 미국 대통령을 이용한 꼴이 된 것이다. 이걸 멍청하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얍삽하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지혜롭게 한 방'을 먹였다고 칭찬해야 할까.

나는 어이가 없다. 어이가 있어야 맷돌을 돌릴텐데...


2017년 11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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